어버이의 마음
마가복음5장21-24절, 7장 24-30절
어버이주일
부활절셋째주일
어버이주일만 되면 늘 하던 말을 또 해야 만합니다.
목사로 살면서 참 자신 없는 것 중 하나가 “효”를 실천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어린이날 오늘이 주일인 관계로 미리 어머님을 뵙고 조카들 어린이날 구경시켜주고 겸사겸사 다녀왔는데 이 일을 오히려 자주못가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같아서 좀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어머니의 첫 인사가 “박목사 오나” “교회는 다 평안하고” 그런데 이날은 목사가 아니라 아들로서 가는데 이렇게 불러버리니 왠지 내가 딴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는 어디가도 “박목사”로 통합니다. 외삼촌을 만나도, 이모를 만나도, 작은 아버지를 만나도, 가끔 가다 제 이름을 부르면서 반겨주는 친척이 때로는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게 주어진 목사직이 싫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때는 아들로, 어떤 때는 아버지로 살아가야하는 것이 지금 저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저의 아버지 또한 그렇게 살아 오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아버지로 어머니로 살아가는 여러분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오신 것일까?
하나님을 섬기는 한 사람이면서 부모로 살아가는 아버지 어머니의 공통적인 마음은 어떨까요.
아들로만 있을 때는 미처 몰랐는데 아들인 내가 아버지가 되고 보니 오늘 본문의 야이로가 이해되고 수로보니게 여인이 이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버지라는 자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은혜의 자리인 것입니다.
1. 자식을 위해 자존심을 버립니다.
5장 22절을 봅시다. “회당장 중의 하나인 야이로라 하는 이가 와서 예수를 보고 발 아래 엎드리어”
7장 25절을 봅시다. “이에 더러운 귀신 들린 어린 딸을 둔 한 여자가 예수의 소문을 듣고 곧 와서 그 발 아래에 엎드리니”
오늘 우리가 어버이로 자라기까지는 아들딸로 있을 때 그냥 자란 것이 아니고 아버지 어머니께서 버리신 그 자존심을 갉아 먹고 자란 것입니다. 아버지의 자존심, 어머니의 자존심을 갉아먹으면서도 우리는 아버지 어머니는 자존심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아비가 되고 보니 아비의 자존심은 자식의 삶의 거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누구 발아래 엎드리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이 아니고 누구보다 자존심이 센 우리들의 아버지 어머니께서 자식을 살린다면... “예수의 발아래 엎드려...” 오늘 여러분이 여기 앉아있는 것은 부모가 수모를 당하며 버린 자존심, 바로 사랑을 먹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2. 자식이 살아날 수 만 있다면 개가 되어도 좋습니다.
회당장의 권위가 무슨 소용이 있나? 나이 지긋한 회당장,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회당장, 출새의 증표인 회당장, 다 필요 없다. 내 딸만 살아날 수 있다면 30세 청년 앞엔들 무릎을 못 꿇으랴! 이것이 아버지입니다. 이것은 믿음입니다.
자녀의 떡을 빼앗아서 개에게 주는 법이 어디 있나는 멸시의 말에도 “맞습니다! 개한테 주고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주신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리이다.”“나를 개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아니 개만도 못한 이방여인이라고 무시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내 어린 딸은 살려 주십시오”이것이 어머니입니다. 이것은 믿음입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믿음은 자식을 살리려할 때 가장 큰 믿음으로 움직입니다. 이것이 어버이의 마음입니다. 이것이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3. 자식이 회복되었을 때 말없이 자식에게 물려줍니다.
다시 살아난 자식을 붙잡고 야단법석하지 않고 조용히 자식의 회복을 기뻐하며 말없이 모든 것을 자식에게 넘겨줍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우리가 잘해서 이룬 것으로 착각하며 삽니다. 오늘 본문에도 아버지 어머니는 벅찬 가슴을 안고 다시 살아난 자식 그것으로만 모든 것을 이룬 듯 다른 표현이 없습니다. 이렇게 사신분이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입니다.
이렇게 자식 된 우리를 살리시려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히어 죽기까지 내려놓으신 분입니다.
이제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이렇게 살아야할 몫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여러분의 부모님을 공경 하십시오. 자존심을 다 버리고 산다고 함부로 막 대해도 괜찮은 분들이 아닙니다.
부모를 경멸하는 자는 반드시 하나님께 심판을 받습니다.
부모와의 관계를 거스르는 자식은 부모에게 용서를 빌기 전에는 절대로 복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반드시 복을 받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여러분이 부모가 되었을 때 효도를 하려하면 이미 때가 늦은 겁니다. 효도는 지금이 가장 좋은 때입니다.
여러분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예수님 발아래 엎드리는 아버지 어머니의 기도가 여러분을 살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준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선물은 부모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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