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이시여!
황제 아구스도(Augustus)가 세금징수를 위해 온 세계에 법령이 내린 때 그리스도가 탄생했다. 이 때의 인구조사 법칙은 각각의 세대주가 등록할 때 자신의 고향에 있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요셉은 다윗 가문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베들레헴으로 가야만 했다. 비록 그가 왕의 가문에 속해 있었어도 유대에서 생계를 이어갈 수 없었을 만큼 가난했고 그런 이유로 나사렛으로 이주했던 것이다.
이번 호적을 위한 여행에서 만삭의 마리아는 여행을 피할 구실을 댈 수 있는 좋을 기회였을 것이나 그녀는 어느 누구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없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요셉이 그가 인구조사를 위해 떠나는 동안 마리아를 도와주고 함께 있을 어떤 노파나 이웃을 고용할 수 없을 만큼 얼마나 생활이 궁핍했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두 사람은 수수한 모습으로 집을 떠났다. 마리아는 나귀를 타고 갔을 법한데 복음서 기자들은 그 점에 관해 아무런 말도 없으며 따라서 우리는 그녀가 걸어서 갔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갈릴리 나사렛에서 예루살렘보다 더 먼 곳에 위치한 베들레헴까지 가는 데는 분명히 이틀은 족히 걸렸을 것이다. 요셉은, ‘우리가 베들레헴에 도착하면 친척들에게서 모든 필요한 것들을 빌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결혼한 지 겨우 일 년 된 나이 어린 신부가 자기 집이 있는 나사렛에서 아기를 낳을 수 없고 그 무거운 몸으로 여러 날 걸리는 여행을 해야 하는 이런 경우가 있다니! 그런데 막상 베들레헴에 당도했을 때 그녀가 있을만한 방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더욱 기막힌 일이다! 여관은 만원이었다. 어느 누구도 이 만삭의 어린 신부에게 방을 내주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그녀는 마구간에서 만물의 창조주를 낳아야만 했다. 마구간으로 떠밀려 들어가 거기서 간이숙소와 식탁을 마련함으로 모든 자들에게 길을 비켜 주었다. 반면 흉악한 자들은 그 여관 안에서 마치 군주들같이 편히 늘어져 있었다. 그 자들은 마구간에서 하나님이 무슨 일을 벌이고 계신지 알지 못했다. 그들은 먹고 마시며 온갖 화려함에 빠져 있었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공허하게 하셨고, 아기 예수를 통해서 주시는 위안과 보배는 그들로 감추어져 있었다. 이 빛이 비추이지 못했던 베들레헴의 그 밤은 참으로 캄캄했었다.
어느 누구도 이 어린 산모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그녀의 처지를 따뜻하게 받아주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그녀가 낯선 곳에서의 출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도 마련하지 못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 곳에 준비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한 밤 중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도 없었고 불도 없었다. 어느 한 사람 도움을 주러오지 않았다. 그 여관 안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흥청거리고 있었지만 아무도 이 여인을 간호하지 않았다. 태어난 아기 예수는 여물통이 그의 첫 번째 보좌였다. 인적 없는 그 마구간에, 온 세상의 창조주가 누워있는 것이다. 물론 그곳에 물과 불과 빛도 없이 맏아들을 출산한 어린 신부가 있었다. 참으로 눈물 나는 장면이다.
거기에는 그 아기를 목욕시켜 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따뜻한 물은커녕 찬물조차도 없었다. 그 어머니 자신이 산파요, 하녀였다. 그 차디찬 여물통이 침대였고, 목욕통이었다. 그 비천한 소녀가 무엇을 행하는지 누가 보았는가? 그녀는 한 번도 전에 아기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는 서툴렀다. 나는 이 갓난아기가 얼어 죽지 않은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비록 그녀가 낳은 아기가 하나님의 아들이요 세상의 구주인 것을 알고 행복에 잠겼다 해도 그녀는 눈물에 젖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임마누엘은 이렇게 세상에 오신 것이다. 피곤한 여행길에 냉대와 무관심의 한 복판으로 어둠의 적막만이 휘감아 돌고 모든 것이 서툰 그래서 더욱 관심 밖의 인물인 마리아의 눈물과 함께 오신 것이다. 그러므로 그 분 임마누엘은 모두의 위로와 소망이 되신다.
성탄 문화를 만들자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정말 성탄 문화가 있을 수 있나? 성탄은 문화가 아니다. 임마누엘이 체득되지 않는 곳에는 성탄의 의미가 있을 수 없다. 성탄이 교회보다 백화점의 쇼 윈도우에 먼저 찾아오고 있다. 오늘 우리들의 하나님은 구유에 누인 아기와 가장 닮았다. 임마누엘은 세상의 성공과 영화가 아니다. 낮아짐과 비움 속에서만 감지되는 신비이다. 마리아는 “쓴몰약”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미리암(Miriam)이다. 쓰디쓴 마리아의 눈물을 통해 하나님은 세상을 밝히셨고 하나님은 마리아의 품에서 젖을 빨고 있는 한 아이를 통해서, 온 세상을 먹이신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노래하고 그 분을 기다린다.
곧 오소서 임마~누엘. 오 구하소서 이~스라엘(갈라진 이 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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