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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명 록 ▒

    박정호
    용산 철거지구 희생자를 위한 추모기도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애닲아 서러워 가슴이 저며집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지나가는 개한테도 한겨울에는 물바가지를 끼얹지 않는 것이 인간의 도리인데
한겨울 70세 노인이 길거리 한 모퉁이에서라도 장사할 수 있게 해달라며
옥상에 올라가 하소연하다가 까만 숯 덩어리로 산화했습니다.
미명한 나라에서도 주민들을 생각하여
한겨울에는 철거를 강행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고
국제적인 약속이거늘 이 웬일이란 말입니까?

하나님 억울합니다.
정의의 하나님께서 이 억울한 한을 풀어 주옵소서.

수백억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지하 벙커에 숨어
가난한 자 힘없는 자들과 전쟁을 벌이며
서민들은 개처럼 그을려도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이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해야 한단 말입니까?

정의의 하나님 오셔서
이 진상이 은폐 없이 낱낱이 밝혀지게 하옵소서.

명령권자인 경찰청장은 보고만 받았을 뿐이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면 그도 어쩌지 못하는 그 윗선 누구의 명령에 의해서
이런 참사가 벌어졌는지 주님 친히 밝혀주옵소서.
우리는 이 정권의 어떤 사람도 믿지를 못합니다.
주님께서 친히 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 주옵시고
자기들끼리 내려치는 솜방망이가 아니고
정신 번쩍 나게 하나님의 몽둥이로 심판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잃어버린 10년 운운합니다.
그래서 지난 일 년동안 저들은 많은 것을 복원하였습니다.

국민을 대상으로 초전박살, 초동진압의 작전을 구사하는 군사주의를 복원하였습니다.
거짓말 밥 먹듯이 국민의 관심사와는 동문서답하는 얼렁뚱땅 복원하였습니다.
아무 저항 없이 눕자 행동하는 사람들을 짓밟아 방패로 찍어내고,
3만 원 5만 원씩 포상하여 잡아들이며 유모차 어머니를 범죄자로 조사합니다.
너무 쉽게, 너무 가볍게 민주경찰 반납하고 폭력경찰로 복원하였습니다.
죽음에 항의 하는 시민들에게 한겨울에 물대포 쏘아대며
여성들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폭행하는 오만 방자함을 복원하였습니다.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생명을 장난감처럼 여기던 야만성을 복원하였습니다.
자신의 부하까지 사지로 몰아넣어
자신의 입신출세를 위해 생명을 도박하는 기회주의 한탕주의를 복원하였습니다.
경제 파탄 대량 실직으로 IMF 경제위기를 복원하였습니다.

너무나도 빠른 시기에 그동안 이민족이 피와 땀으로
쟁취하여 온 민주주의 업적을 다 무로 돌려버렸고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그 야만의 시대,
짐승의 질서를 복원하였습니다.

하나님,
당신께서는 억울한 피의 호소를 들으신다고 하셨습니다.
반드시 그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그 말씀을 이루어 주시기 바랍니다.
사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엄히 벌하여야 하거늘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섬겨야할 공권력이
마침내 국민을 살해하는 살인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를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칠 것입니다.
아무도 이 정당한 인륜의 외침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 이 엄청난 사건의 책임자들을 밝혀주시고 심판하여 주십시오.

하나님,
우리가 잘 살게 해준다는 달콤한 소리에 속아
부도덕해도 좋다. 도덕성이 무슨 상관이냐. 기본 인륜에 못 미쳐도 좋다며
모두 미쳐 돌아간 그 값을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맘몬에 무릎 꿇은 저희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제발, 제발 주님의 이름만은 욕되게 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자신의 사리사욕과 권력을 위해 하나님을 팔아먹고
온갖 불의를 마치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는 것 같이 하는
저 신성모독을 참지 말아 주옵소서.

정의의 하나님
우리가 잘못하여 우리의 현실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다 할지라도
우리의 허물을 보지 마시고
하나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당신의 정의를 세워주옵소서.

오, 하나님,
그리스도의 이름이 한낮 짐승의 이름으로 비유되는
이 아픈 현실을 더 이상 참지 말아 주옵소서.
우리에게 비록 선한 것이 없을지라도
그래서 지금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받고 있을지라도
부디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당신의 정의가 지켜지게 하여 주옵소서,

온전히 당신의 말씀 안에 서지 못하는 우리들로 인하여
당신의 온전하심이 훼손 받지 않게 하옵시고,
오로지 당신의 거룩하심이 온전히 지켜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김경호 / 들꽃향린교회 목사·예수살기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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