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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촛불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이유
CBS '시사자키 양병삼입니다(이하 시사자키)'의 주말 진행을 맡고 있는 시사평론가 김용민 한양대 겸임 교수는 "민심이 이미 이명박 대통령을 포기하고 떠난 지 오래"라고 단언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촛불이 지난해처럼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지난해 국민이 촛불을 들 때는 '이러면 생각을 바꾸겠지'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나 변한 것은 없고 도리어 촛불 든 시민들을 쥐 잡듯 잡았기 때문에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을 포기했고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60% 가까이가 다 반대하는 상황"이라고 답하였다.
김 교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주말 시사자키 5월 24일과 30일 방송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비민주성과 현 정권의 종말에 대해 촌철살인적 오프닝 멘트를 날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에 오프닝 멘트가 사라져 외압의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일단은 노코멘트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3년 반 뒤에 이명박과 가짜 보수들이 함께 사라지게 될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20대를 희망세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큰 포부를 밝혔다. 가깝게는 의식 있는 언론인을 키우고 또한 지금 진행하는 시사자키를 오래 하고 싶은 것이 꿈이며 멀리는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미디어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자신의 비전을 소개했다.
한편 김 교수는 한국 기독교를 향해 매서운 비판도 던졌다. "목사들이 잘사는 나라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비극이고 혹세무민이며 이 대통령식의 경제지상주의를 한국교회가 강조하면서 장로니까 이명박 후보를 밀어야 한다고 했던 것은 역사에 대한 범죄"라고 단언하였다.

다음은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와의 인터뷰 전문
- 어떤 계기로 시사평론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선교방송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기회가 닿아 대학 2학년 때 극동방송에서 리포터, 작가로 일했습니다. 그러다 98년에 극동방송 PD로 입사했죠. 2000년쯤인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당시 담임하던 조용기 목사께서 교회헌금을 아들의 스포츠신문 만드는 데에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어요.  그때 조 목사께서 시사월간지 신동아 9월호에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들도 먹고 살아야지 않겠느냐'라는 말을 했던 것 같아요. 이것을 읽고 '이것을 어찌 변명이라 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에 제 홈페이지에 조 목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더니 난리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사장님이 저를 불러서 '마틴 루터처럼 종교개혁을 하려면 나가서 하라'라고 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장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통상 교계에서 일할 수 없을 텐데 한 포용력 넓으신 어른께서 당시 기독교TV 상임고문께서 저를 격려하며 불러 프리랜서로 일을 맡기셨고 열심히 하자 편성PD로 입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기독교 TV를그만 두시고 난 뒤인 2001년 가을의 일입니다. 회사가 신입 사원을 뽑는다고 했다가 갑자기 회사가 어렵다며 다 뽑은 직원의 채용 결정을 미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여기저기에 혼자 대자보를 붙이고 난리를 쳤죠(웃음). 그게 계기가 되어 노조 재건에 앞장섰고 사무국장도 맡았습니다.
그때 회사의 회계부정 의혹을 알게 됐고 그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자 사장은 저와 노조원들을 2002년 겨울에 구조조정했습니다. 구조조정 결정이 나고 일주일 후에 저는 결혼했어요(웃음). 그 후에 저는 교계에게 영원히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이 됐어요. 다른 회사로 눈을 돌렸지만 최종면접에 가서 매번 떨어졌고 생계가 막연했습니다.  그러다가 궁여지책으로 택한 것이 시사평론이었어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같은 경우, 시사평론가 시절에 자신을 '지식소매상'이라 했는데 전 '생계형 시사평론가'라고 말할 수 있죠. 시사평론에 대한 관념이나 직업윤리는 있지만 '뜻' 하는 바가 있어서 시사평론가가 됐다'고 말하긴 어려울 겁니다."

- 여러 방송사를 거치셨군요. 이렇게 여러 방송사를 거치신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있었던 곳이 크리스천 방송사입니다. 어느 곳보다 정직하고 투명해야 하죠,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복음적인 안목이 있어야 하고, 세상 어떤 직장보다 구성원 사이에 인격적 유대감 즉 공동체 의식이 있어야 하는 곳입니다. 그래야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고, 나아가 복음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치는 그저 이상에 그치고 말더군요. '돈 있고 힘 있는 사람 또는 세력을 비판해선 안 된다' 이런 식의 금기를 강요합니다. 하나님 외에는 금기가 없어야 합니다. 이런 제 생각을 여전히 건방지고 철없고 과격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가 부끄럽게 처신하고 있는 겁니까?"

- 시사자키 게시판 보면 교수님에 대한 악의적인 글이 많이 올라오더라구요. 악플에는 어떻게 대처 하시나요?

"화 나죠. 초연할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일 겁니다. 이외수 선생도 못 참는데 제가 그럴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나는 방송 진행이라는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 내가 말하면 전국 방방곡곡에 내 주장이 전파가 된다. 그런데 나의 주장에 반해서 게시판에 글 올리는 분들의 반응을 막는다면, 이것만한 전횡과 독재가 어디 있는가. 내가 말할 자유와 권한을 이야기한다면, 이분들의 의사 표시에 대해서 마땅히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그냥 보기만 합니다. 저는 국민의 언로를 막는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사람입니다. 말에 책임을 져야지요."

- 하지만 인신공격적인 글도 있지 않나요?

"인신공격도 마찬가지죠. 기분 나쁘죠. 답답한 부분은 제가 명문대 출신이 아니라거나 외모를 가지고 조롱하던 누리꾼이 '이런 김용민이 교회는 나가느냐'라고 물었을 때였습니다. 차라리 '교회 나가느냐'라는 얘기를 안했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말이지요. 아무튼 이 분에게조차 '말할 권리만은 보장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바보 열풍이 부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이분들은 힘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았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 가톨릭을 대표하는 인물 아니었습니까? 5공화국 때 성당으로 숨어 들어온 대학생들을 품어 주고 그러면서 권력에게 '학생들을 건드리지 말라'라며 각을 세웠잖아요. 얼마나 위대한 분입니까. 물론 그 후에 보수우익 성향으로 변질 되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극우 노선을 걸었던 당이 야당이었고, 또 소수당 아니었습니까?  그분이 보수화된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약자 편에 서려고 했던 진정성만은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죠. 그분이 '사리사욕을 위해서 전혀 권력을 쓰지 않았다'고 말하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 적어도 그분이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에 대해서 공권력을 동원해 겁박하지 않았고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문호를 열어줬다고 평가합니다.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려 했던 것입니다. 권력을 가졌을 때 자신을 위해 쓰지 않았다는 점, 이런 것으로 본다면 두 분의 떠남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아 그분들이 (유혹을 버리고) 가치를 따랐던 분들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 하면서 추모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권력을 나를 위해 쓰지 않았다는 것이 바로 '바보정신'으로 불리게 된 요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노무현 대통령 서거이후 노무현 정신이란 말이 나오곤 합니다. 교수님이 생각하는 노무현 정신은 무엇인가요?

"약자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던 거죠. 그것은 결국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자'였고 이것은 곧  '사람 사는 세상'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캐치 프레이즈 이죠. 부자에겐 좀 양보하고 약자에겐 혜택을 더 줄 테니 어서 오라라고 한 것이지요. 그랬더니 누가 가장 크게 반발을 했습니까? '가진 자들'이었어요. 소위 기득권층이 노 전 대통령의 수족을 묶고 아무 것도 못하게 하려고 했어요. 그렇지 않나요? 자기 것을 쥐고 내주지 않으려 했잖아요. 결국 이 사람들의 훼방은 '노 전 대통령이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겁니다.
하지만 정권을 한나라당에 내주게 되고, 이명박 대통령이 부자 위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노무현 정신'은 끝내 땅에 묻히는 게 아닌가 생각됐어요. 모르긴 해도 노 전 대통령이 이걸 매우 안타까워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다고 판단했던 것 같고요. 이것은 제가 '구속이 두려워서' '혐의에 대해 부끄러워서' 몸을 던졌다는 기득권 세력의  이야기에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 추모의 열기를 통해 '노무현의 가치'가 땅에 묻힌 그 자리에서 새싹이 트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또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말입니다."

- 5월 24일과 31일 시사자키 오프닝 멘트가 화제가 되었는데 그이후 오프닝멘트가 없자 외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던데 여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많은 언론으로부터 이 질문을 받았는데 일단은 노코멘트 기조를 지키겠습니다. 나중에 얘기 할 기회가 되면 말하겠습니다. 이유도 말씀 드리겠습니다."

- 혹자는 '노무현 대통령도 재임시절 국민에게 욕 먹지 않았냐 퇴임 후에 인기가 높아졌지 않느냐 이명박 대통령도 그렇게 될줄 아느냐'라는 소리가 있는데 여기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웃음만 나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국민에게 욕먹었던 이유는 한 마디로 '노무현이 알고 봤더니 영웅이 아니더라'하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권력을 가지고 세상을 뒤집어 엎어서 모두가 잘 사는 노무현의 이상을 실천해 주길 바랐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런 기대에 처음부터 '역행'했습니다. 자신의 권력을 포기 했잖아요.
권력을 추동하는 네 가지 힘이 뭐죠?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4대 사정기관 아닙니까? 그런데 말 안 듣는 사람의 뒷조사를 시킨다거나, 인신 구속한다던가 이러지 않았잖아요. 권력이 영(令)이 서려면 힘이 있어야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권력 포기했기 때문에 '무능하다. 너 뭐 했느냐'라며 욕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권력을 포기하지 않고 제대로 발휘했을 때 가장 크게 봉변당할 조중동이 이런 주장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만약 노무현 전 대통령이 4대 사정기관 제대로 동원했다면 조중동 온전했겠습니까? 어쨌든 이 유혹을 버렸습니다. 힘자랑 안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떻게 됐습니까? 퇴임 후, 정말 모든 힘을 잃었을 때에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되는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떨까요? 힘 자랑 있는 대로 합니다. 그만 두면 어떻게 될까요? 어떤 정신 나간 국민이 이명박 대통령을 환대하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전두환씨처럼 웃음거리나 되면서 여생을 보낼 것입니다. 혹시 이명박 대통령이 인기를 얻기 위해 뛰어 내린다든지 그럴까요?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몇 명이나 울어주겠습니까?"

- 만약 그래도 뛰어내린다면?

"김동길씨는 심심찮게 전직 대통령에게 '뛰어 내려라'라고 강요하고 일정 부분 뜻을 이뤘습니다. 김동길씨에게 제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김동길씨는 교회 나갑니까?'라고. 하여튼 저는 어디까지나 일관되게 이렇게 이야기하겠습니다. '뛰어내리지 말라'라고."

- 노 전 대통령에 추모열기가 아직도 식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작년 촛불처럼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아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지난해 시민들은 촛불을 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겁 좀 먹겠구나 혹은 생각을 바꾸겠구나'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도리어 촛불 들고 나온 사람들을 쥐 잡듯이 잡았지요. 이후 용감한 시민들은 여전히 몸으로 이명박 정권에 대해 항거하긴 합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이래봐야 나만 다치고 소용이 없겠구나'라며 소극적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안 나오는 거예요.
그러나 이걸 마냥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깎아내릴 수 없습니다.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포기한 겁니다. 이명박 정권 인사들은 '촛불이 잦아들었다' 아마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뭐합니까? 60% 가까이가 이명박 대통령이 뭔 말을 해도, 뭔 정책을 펴도 다 반대하는데요.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20%다, 30%다 말이 많은데 어차피 30~40%는 한나라당을 고정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예요. 그 비율에서 왔다갔다는 지지율이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반대층'이 결속 강도가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50~60%의 현재 비토층이 용해되지 않으면 앞으로의 모든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희망이 없습니다. 당연히 권력 핵심부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떡볶이를 먹고 "대운하 안 한다"는 쇼도 하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다고 달라질 게 뭐가 있을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을 짓밟음으로써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고, 앞으로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겁니다. 촛불을 친북좌파 체제전복세력으로 몰아세우려 했지만, 거꾸로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가 반민주 독재의 아이콘이 되고 있어요. '촛불이 안 나온다'에 환호하지 말기 바랍니다. '아, 국민들이 우리에게 더 이상 희망을 걸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반성해야 합니다."

- 보수권에서는 노대통령의 서거를 놓고 자살을 미화한다는 비난을 합니다. 어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살을 미화 한다'며 노무현 추모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사람들.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자살을 요구하는 사람들. 같은 사람들입니다. 이 분들의 의견에 대해 평가할 말은 많지 않습니다. 이분들 의견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정신과 의사들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김동길씨 이야기를 했죠. 김동길씨는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내가 뭐 똥을 싸기라도 했느냐'라며 자신을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에서 발언한 것이라고 항변하더군요. 이 말은 해주고 싶습니다. 바지에 똥을 싸야만 망령든 게 아니라는 것을. 인터넷에서 '아도증후군'이란 말이 있습니다. 자신이 친 사고가 대중의 화젯거리가 되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의 증상을 말하는 것이죠.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피곤합니다".

- 군부독재였던 70,80년대 한국교회는 민주화 운동에 선봉에 섰지만 2009년 한국교회는 급속하게 보수화 되어 가는 것 같아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지향하는 바는 보수입니다. 물론 김동길 교수같이 소위 보수라 자칭하는 사람들의 보수와는 격과 질이 다릅니다. 자기에게 엄격하면서 남을 인정하고 관용하는 인격적 보수입니다.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보수 진보의 갈등상은 남북의 체제 갈등에서 뿌리내린 것 아니겠어요. 북한과 가까운 이들을 묶어서 '친북좌파'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제대로 된 좌파냐? 아니거든요. 물론 무상의료, 무상교육 이런 면에서 본다면 북한이 좌파이념에 형식적으로 다가간 것 같지만 전체주의 속에서 1인 독재가 강화되어 가고 3대 세습이 이뤄진단 말이죠. 이것이 어떻게 좌파입니까?
그렇다면 남한이 제대로 된 보수냐? 그것도 아니라고 봐요. 남쪽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을 찬양하고, 해방 후에는 독재에 빌붙고 미국에 안겨 버리는 사대주의자들입니다. 보수 중에 사대주의자가 어딨어요? 말이 안 되는 거죠. 보수의 가장 빛나는 가치가 원칙과 질서 아니겠어요? 원칙과 질서는 구실일 뿐 힘 있는 자의 편에 서서 곡학아세를 떨치던 자들이 보수를 자처하는 것은 보수의 비극입니다.

한기총의 주축을 이루는 이른바 보수 목사들 어떻습니까? 교회를 세습하는 경우가 있어요. 다는 아니지만, 직접 세습을 하지는 않더라도 문제제기 한 마디 안 합니다. 세습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을 '교회 훼방 세력'으로 규정하죠. 공범입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산간벽지에 있는 교회를 이어주고 이어받는 부자가 있다면 의미 있는 대물림이 되겠죠?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부와 권력이 보장되는 대형교회를 자기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대물림이 아니라 세습입니다. 세습뿐입니까? 횡령이 만연합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는 권력이나 힘 있는 세력에게 달라붙습니다. 설교 시간에 저급한 또 오염된 메시지를 전파합니다. 이런 보수는 원칙도 상식도 없는 가짜 보숩니다. 따라서 문제는 '교회의 보수화'가 아니라 '교회의 타락'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추구했던 이념들이 굉장히 진보적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없는 사람, 서러운 사람을 자기편으로 품으면서 당대 기득권 세력을 상대로 해서 싸웠던 분 아닙니까? '낮은 이들'을 일컬어 '천국의 주인이다'라고 하셨는데 이만한 좌파가 어딨어요?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타락의 배경은 뭐냐. '잉여'입니다. 가진 재산이 너무 많아요. 고려해야 할 기득권이 많아지면 '바른 생각'을 하기 어렵게 됩니다. 나아가 타락하게 됩니다. 좌파를 또 노무현을 필사적으로 미워하는 이유는 뭡니까? 한국교회가 이명박 대통령을 왜 절대적으로 감싸고 돕니까? '장로라서 그렇다'라는 주장은 단견이고 구실일 뿐입니다. 기득권을 보장해주니까 그런 거예요. 지금 한국교회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인일각이 되려 하고 있어요. 정권 끝나고 이명박 정부가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한국교회는 어떻게 될까요? 염려됩니다.

현재 한국 사회는 경제 지상주의로 가는 듯합니다. 무슨 짓을 해도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생각입니다. 여기에 대해 대표적 진보 목회자였던 강원용 목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예수의 광야 시험를 들어 경제 지상주의는 반기독교적이란 말씀을 하셨어요.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대형교회 장로이죠. 이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이것이 문제지요. 지난 대선 때. 기독교 목사들이 '우리가 잘 사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라며 얘기하고 다녔습니다. 하나님나라에 소망을 두어야지 현세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이명박씨를 찍어야 한다고 하니 한국교회의 꼴이 참 우습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이 대통령이 도덕적으로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받을 만한 본이 되는 사람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거든요. '도덕성은 상관없다. 잘 살게 해주면 그만 아닌가' 이런 논리였습니다. 혹세무민 한 겁니다. 두고두고 추궁을 받게 될 역사적 악행입니다.  

저는 이 대통령을 구닥다리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사람의 경제정책이 747로 요약되잖아요. 7%의 경제성장이라. 이게 가능 하려면 기본적으로 우리는 아주 못살아야 되고, 임금도 아주 낮아야 합니다. 대외 공적 원조도 있어야 합니다. 남북 관계가 안정돼야 합니다. 지금이 그런가요? 물론 근로자들 월급 깎으려고 막 자를 수 있도록 애쓰고는 있지요. 떡볶이 먹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은 허상입니다. 5%대의 고성장을 기록했던 노무현 정부 때도 경기가 바닥이었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왜 그러겠어요? 돈은 많이 버는데 그게 부자들  금고에 들어가고 안 나와요. 나와도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투기성 자금으로 돌고요. 그래도 경제성장률, 좀 올려놓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마저도 못해요. '이명박이 경제를 살린다'는 말을 아직도 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우리의 경제성장은 이젠 양이 아니라 질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좀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학교나 출신지역이 별로라서 여성이고 장애인이라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풍토만이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되지도 않는 경제성장률만 앞세워서 도대체 미래가 있겠느냐 말이죠.
이런 식의 이 대통령이 주장했던 경제지상주의를 한국교회가 강조하면서 이런 후보를 장로니까 밀어야 한다고 했던 것은 역사에 대한 범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식한 것도 죄죠. 한국교회의 무지가 오늘날의 서민경제의 피폐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경제지상주의! 좋은데 무슨 경제를 추구하느냐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없는 한국교회식의 경제지상주의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을 합니다."

-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라는 특별기고문에서 지금 20대를 강하게 비판하셨더라고요. 훈계할 목적이었습니까? 20대에게 데모를 하라고 독촉한 내용을 두고 논란이 많던데...

"20대 전체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한 10%는 예외입니다. 여전히 희망을 걸 수 있는 이들이 이 정도는 남아 있습니다. 저에게 반박하는 글을 올리고 여러 가지 반대 논리를 펴는 20대들이 있었는데 이들도 아마 10% 안에 들 겁니다. 근데 나머지 90%는 이런 글 올려봐야 감흥도 없는 이들일 겁니다.
어쨌든 이 10%들이 화내는 것을 보면서 '아 희망이 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고립돼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갖습니다. 이 10%의 시대에 대한 문제인식이 90%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평이 넓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누군가 제 글을 '20대를 훈계하기 위한 반어법적인 표현'이라고 합니다만 과찬입니다. 20대는 누군가에게 훈계 받는 것 굉장히 싫어합니다. 감정은 섞였을 지 언정 그 글은 20대 다수를 향한 제 솔직한 관념을 담은 겁니다.
하지만 제 글이 꼭 '헛소리'로 낙인찍히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20대가 뭉쳐 이 사회에 20대를 무시하는 풍토를 혁파했으면 한다는 겁니다. 20대에 대해 긴장하지 않는 기성세대들에게 '똥침'을 날리는 저력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20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386을 비난하는 20대도 있습니다. '지금은 타락했다'는 거죠. 그러나 386의 20대는 치열했어요. 그 치열함이 타락을 불러온 요인이 아니라면, 지금 20대는 386의 20대를 냉철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면서 배울 것은 배우고요. 그게 실천으로 이어져 20대의 응집된 힘이 사회 변혁의 주축이 된다면, 제가 이미 써놓은 ('20대에 대해 잘못 생각했습니다. 사과합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은 그때 개봉될 겁니다.

이 질문도 많았습니다. '그러면 우리보고 화염병을 들라는 이야기인가'라는. 맞습니다. 그 세대에 걸 맞는 투쟁방식이 있다면 그걸 택해야죠. 그러면 또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그 투쟁방식이 무엇인가'라는. 그건 다른 세대보다 인터넷을 더 잘 알고, 거침없기가 하늘을 찌르는 20대가 가장 잘 알 겁니다. 20대가 연구해서 결정하실 일입니다. '누가 아무런 기초도 세워주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보고 뭘 어쩌라는 얘기냐?'는 말은 이젠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은 엄혹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무 의미 없는 일 같지만) 담장을 보고서라도 욕하라'라고 했습니다. 그 얘기는 욕하라는 뜻 보다는 강렬한 문제의식을 가지라는 주문입니다. 그런 작은 용기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겁니다. 혹시 '누가 우리를 지도해주지 않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는 인식에서 머무는 거 아닙니까? '우리가 뭘 할지 찾아보자'라는 생각까지 이르렀다면 20대에 대해 '희망 없다'는 제 극언은 아마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 현재 한국 사회를 보면 진보 보수 정의가 뒤 바뀐 듯 한데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이런 현상은 이승만 대통령이 물을 흐려 놓은 것이죠. 그분은 독립운동을 하시면서도 해방 이후에 권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심판의 대상이었던 친일파들을 끌어 안았습니다. 보수를 가장한 친일파들은 이때 득세하게 됐고 그런 토양 속에서 친일파 장교가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겁니다. 그렇게 우리사회는 오랫동안 소위 친일이라는 원죄를 지닌 기득권 세력들이 권력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리고 가당치도 않을 '보수'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러다가 지난 10년 동안 그런 세력과 거리를 뒀던 정파가 권력을 잡았지요. 이 세력의 성향은 사이비 보수와 각을 세운다 해서 '진보'로 규정됩니다. 참 편리한 개념 정의지요. 어쨌든 가짜 보수들은 '이명박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이 될지 저는 주목합니다."

- 지금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미디어법이 통과 되더라도 가능할까요?

"지금 미디어법의 쟁점은 '방송이 재벌 또는 조중동에게 넘어가는 것 아니냐' 아닙니까? 그러나 1970년대를 생각해 보면 그 시기는 <한겨레>가 없었고, <경향신문>의 경우 통반장들이 보는 권력의 나팔수였고, 방송과 대한늬우스의 차이가 없었던 때였습니다. 전두환 시절에도 이와 다를 바 없었고요. 그러나 부마, 5.18, 6.10항쟁이 일어났습니다. 아직도 한나라당은 탄핵 반대 운동,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 이런 게 방송의 선동 때문에 발생했다고 믿고 있죠? 영향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국민의 사리분별 능력을 '아메바 수준'으로 보는 한나라당을 보면 딱하기 그지 없습니다."

- 그때는 CBS라도 있었지 않나요?

"CBS가 민주언론의 금자탑을 세운 매체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당시에 일부지역만 들렸고, AM 라디오 방송 뿐이었고, 뉴스와 광고 방송을 하지 못했습니다. 구성원들의 역량과 열정, 의식은 당대 최고였지만, 거대 신문 방송을 능가하고 대체할 매체 환경 및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우호적인 언론이 CBS말고는 딱히 없었을 때도 국민들은 6․10항쟁을 일으켰습니다. 물론 그해 겨울 대선에서 노태우씨가 당선되긴 했지만 결국 직선제 개헌이 됐잖아요. 5공이 심판받았잖아요. 우호적인 미디어 환경은 만든다고 민심의 근본을 조종할 수 없습니다. 물론 지금의 미디어법안 절대 안 됩니다. 사실 방송시장 개방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이번 미디어법안에는 권력 연장의 음모가 숨겨져 있습니다. 따라서 논의의 시기는 이명박 시대 이후에 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죠. 여론 조작, 이제는 불가능합니다."

- 시사평론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공정해야'한다는 주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공정'이란 뭡니까? 중립을 취하면 무조건 '공정'인가요?  한나라당 50 민주당 50 항상 이래야 합니까? 편리하게 해석할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 의식이 높은 나라에서는 앵커가 편향적인 멘트를 해도 국민들이 알아서 듣습니다. 미국에선 유력지들이 대선을 앞두고 지지후보를 밝힐 정도입니다. 국민이 알아서 판단합니다.
따라서 국민이 뭘 모르니까, 혹은 권력에 눈치가 보이니까, 또는 논란이 일어나니까 중립을 취한다, 이건 언론인의 자세가 아닙니다. 국민들의 높은 의식을 염두에 두면서 내 생각을 나누는 것이 시사프로의 본령이라 생각합니다. 직업 윤리측면에서 시사평론가의  금도를 보겠습니다. 시사평론가는 자격증이 있거나 협회가 있지 않습니다. 질적 차이가 있겠지만 명함만 파면 시사평론가예요. 이런 시사평론가의 불안한 사회적 위치 때문에 정치권으로부터 많은 프로포즈를 받게 됩니다. '정치 안 한다'라고 단언하지는 않겠지만, 자리 났다며 부르는 족족 달려가는 유치한 사람은 되지 않겠습니다."

- 앞으로 계획 말씀 부탁드립니다.

"10%에 그친 희망적 20대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미력을 다하고 싶습니다. 제 몫은 방송시장에 능력 있는 학생을 배출하는 겁니다. 그래서 의식 있고 실천력 있고 그러면서도 현장능력을 갖춘 학생을 만들어 낼 겁니다. '시사자키' MC를 오래 하고 싶어요. 폼 나서 그런 게 아닙니다. 청취자가 보내오는 문자를 보며 제가 배우는 바가 많거든요. 돈 받고 배우니 얼마나 좋습니까?(웃음)

제가 조선일보 김대중 전 주필하고 다른 점이 있냐면 독자 또는 시청자에게 훈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언론인이 훈계하는 순간 오만해지고 타락하게 됩니다. 시청취자에게 끊임없이 배우며 바른 방향을 함께 토론하는 MC가 되고 있습니다. 이건 단기적 계획이고. 장기적으로는 건강한 기독교 정신이 방송과 행정에서 살아 숨 쉬는 가치 지향적 미디어를 만드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장경동 목사가 주야장창 나오는 그런 기독교 매체를 만든다는 건 아닙니다. 기독교 정서가 살아있는 드라마, 오락, 뉴스를 생산하고 싶다는 거죠. 아, 그러면 미디어법이 바뀌어야 하나요. 좀 참겠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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